변신
연극 무대
프란츠 카프카 作
카프카 프란츠의 소설 “변신”을 원작으로 한 희극으로 인셉션의 돌아가는 무대 기술을 연극에 적용시킨 것이다. 프로시니엄 극장 바닥을 떼어내돌아가는 구조물을 설치하고 나머지 노출된 구조물 부분은 검정 패널로 가려 관객들은 무대만 볼 수 있게한다. 구조물은 시계방향, 혹은 반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돌아가고 벌레가 된 그레고르를 연기하는 연기자는 벽과 천장을 기어다닐 수 있게된다. 고단한 삶을 살던 그레고르가 유일하게 행복해하는 시간이 벌레가 된 후 벽을 자유롭게 기어다닐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것으로 관객이 그레고르의 감정에 동일시되고 좀 더 공감할 수 있게 하도록 고안한 장치이다.
시놉시스
장소적 & 사회적 배경
주제와 시사점
그레고르 잠자
그레고르는 가족의 빛을 갚고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항상 새벽같이 일어나서 회사에 가는 책임감 있는 인물이다.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에게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자신 개인의 행복과 성취보다 중요해져 버렸고 일에 지배당한채 살아가며 일을 잃으면 어떻게 될지 항상 불안에 떤다. 일벌레로 살다 진짜 벌레가 되어버리는 그레고르는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벌레가 되서 인간답게 살 수 없게 되었을때야 말로 진정 인간으로서 추구해야 할 가치를 생각해보고 느끼게 되고 실현해보게된다. 벌레가 되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벽을 마음껏 돌아다니며 작은 행복을 느꼈을때야 말로 진정 인간처럼 살게된 것이다. 하지만 가족들은 경제적으로 무능력해진 그레고르를 보며 사랑으로 감싸는 대신 소외하고 방치한다. 벌레가 되어버린 그레고르만이 끝까지 가족을 사랑하며 눈을 감는다.
인물 관계도
디자인 요소
돌아가는 무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그레고르는 영업사원으로 고달픈 생활을 반복해 오던 어느날 아침 벌레로 깨어난다. 문 밖에서는 그의 출근을 재촉하는 부모와 여동생의 소리가 들리고 이어 매니저까지 집으로 쳐들어온다. 잠겨 있던 방문이 열리고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를 보는 순간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 매니저는 충격받고 당황해 한다. 벌레가 된 그레고르는 힘겹게 방을 나가지만 그의 아버지는 그를 다시 방으로 몰아 넣는 과정에서 그레고르의 다리에 큰 상처를 입힌다. 변신 이후에도 그레고르는 가족들의 생계를 걱정하지만 걱정과 달리 아버지와 여동생은 취직을 하고 어머니는 바느질 일감을 구해 문제없이 생계를 이어나간다. 여동생은 벌레로 번해버린 그레고르 매일 애정으로 돌보고 먹인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레고르를 사랑하는 마음과 달리 두려워하고, 화가난 아버지는 그레고르의 등에 사과를 던져 그를 다시 한번 크게 다치게한다. 그 후 가족들은 하숙생들을 받으며 앞으로 살아갈 일을 모색한다. 창고로 변해가는 자신의 방을 지켜보고 가족들에게 짐 취급을 받는 그레고르는 점점 살 의지를 잃고 끝내는 먹기를 거부한다. 그러다 더이상 벌레로 변한 오빠를 돌볼 수 없다고 하며 그레고르를 없애자고 부모님을 설득하는 여동생의 말을 듣고 그레고르는 죽어버린다.
가족간의 소통 부재가 팽배한 현대사회 속의 그레고르 잠자 가족집
도구로 전락한 현대인이 느끼는 실존적 불안과 소외감
그레고르의 이야기는 인간이 도구로 전락한 자본사회에서 인간이 느끼는 불안과 소외감을 보여준다. 자본사회에서의 인간의 가치는 철저히 경제력의 유무로 판단되고 그 사회에서 개인은 인간답게 살 수 없다. 경제력이 있을때는 존재를 인정받지만 경제력이 없을때는 무가치한 존재로 여겨져 철저히 무시당한다. 그런 사회구조에서 개인은 항상 불안에 시달리며 정체성의 위기를 느낀다. 자신이 하는 일이 곧 자신이 되어버리고 일이 없으면 자신도 없어질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 이유로 더 일에 매진하게 되고 그 사이에 인간다운 면모를 잃어버려 “벌레”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개인의 의식을 지배하는 이 자본 논리는 가족 공동체에도 침투해 자신에게 이득이 되고 도움이 되는 가족만이 유효한 가족이되는 것이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가족은 가족이라 해도 더이상 가족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는 인간 소외 현상을 부른다.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 가족간의 소통은 어느때보다 쉬워졌지만 진정한 소통은 오히려 줄어들어 소외감은 더 가증되었다. 벌레가 되어버린 그레고르와 그의 가족의 이야기는 이런 의미에서 판타지가 아닌 우리의 진정한 모습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인셉션”과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사용된 돌아가는 무대 기술을 연극으로 가져오는 시도이다. 극의 대부분이 집안에서 이루어지는데다 주인공인 그레고르의 변신 이후 거의 방에서 극이 진행되기 때문에 자칫 관객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좀 더 동적인 요소를 넣어 재미 요소를 더하고자 했다. 또한 움직이지 않는 정적인 무대는 벌레로 변신해서 인간일때 못 느끼던 자유를 느끼는 그레고르의 심리상태를 표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무대가 돌아가 그레고르와 함께 세상이 돌아가는 걸 보면서 관객들은 그레고르와 같은 경험을 하고 공감하게 된다. 무대가 돌아갈때는 그레고르가 가족들이 잠이 자는 새벽이나 가족들이 나간 시간으로 설정되어 관객과 그레고르만이 남겨지게 되고 그로써 관객과 그레고르간의 감정의 유대는 더 강해진다.
가정집에 잘 사용하지 않는 스테인레스를 벽 마감재로 사용함으로써 그레고르가 집에서 느끼는 심리적 불안과 불편함을 표현한다. 나무나 천 같은 마감재가 주는 따뜻한 감정과는 대비되는 차가운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집의 다른 공간에 있는 가족들간의 단절이 더 뚜렷하게 보이게한다. 또한 스테인리스 표면에 반사되어 어른거리는 상들은 이 가족이 마주하는 불확실성을 대변한다. 앞쪽 벽 일부는 불투명 아크릴 벽으로 제작된다. 이것은 연기자들의 동선이나 연기를 관객이 볼 수 있도록 하기위한 방편이다. 불투명 아크릴은 스테인레스처럼 어른거리는 상을 연출하고 미래적인 느낌을 내어 전체적인 시각적 표현의 흐름을 깨지 않는다.
사선으로 기울어진 벽들은 스테인리스 마감재가 주는 차갑고 단절된 느낌을 더욱 극대화 시키는 요소이다. 기울어진 벽은 건물이 곧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 심리적인 불안감을 조성한다. 또한 사선으로 기운 선들로 채워진 무대 공간은 수직적, 수평적인 선로 이루어진 공간에 비해 동적인 느낌을 가진다. 이는 무대가 돌아갈때 더 극대화 되어 실제로는 천천히 움직이는 무대가 속도감이 있는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
사선으로 기울어진 벽은 좁은 복도들을 형성한다. 관객석에서 각가의 복도들이 어디로 통하는지는 보이지 않지만 복도를 통해 연기자들이 나오고 빛이 나오는 것으로 공간이 실제 보이는 것보다 더 연장되고 커보이게 한다. 또한 모든 공간 사이를 벽으로 막고 문을 달아 공간을 쪼개 분리된 느낌을 준다. 이것은 가족들이 같은 공간 안에 있으면서도 서로 분리되고 동선이 겹치지 않는 연출을 가능하게 한다.
가족들이 생활하는 집 밑에 층과 층사이의 공간을 설정하여 벌레가 된 그레고르가 돌아다니고 가족들이 거실에서 그레고르의 얘기를 할때 그레고르가 밑에서 들을 수 있도록 한다. 위의 가족들과 밑의 그레고르를 동시에 보는 관객들은 더 깊은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이 공간을 만드는 현실적인 이유로는 무대에서 벌레가 된 그레고르가 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을 더 확보해 연기자의 동선을 넓히는데에 있고 상징적으로는 벌레만 갈수있는 공간을 통해 그레고르의 변신을 시각적으로 확실하게 보여주고자 함이 있다.
집을 둘러싼 LED길은 그레고르가 매일 아침 가족이 잠든 새벽 홀로 나와 첫기차를 타고 출근하는 길을 표현한다. 집을 중심으로 쳇바퀴 처럼 반복되는 그의 생활과 혼자만의 싸움을 표현한다. 또한 생활에 찌들어 가족의 꿈을 위해 사는 그레고르, 집안의 가장으로서 가족의 유일한 희망인 그레고르의 면모도 어둠에서 빛을 쫒기듣 따라가는 그레고르의 모습을 통해 표현한다.
스테인레스,
아크릴로 마감된 벽
사선으로 기운 벽
많은 벽들과 문으로
분리된 공간
집 밑,
층과 층사이의 공간
집을 둘러싼 LED 길
무대 도면
무대 모형
스케일 1/50
연출 시뮬레이션